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86

행복한 미소

행복한 미소 초당/김용자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던 날 중절모 지팡이 집어 던지고 아기 같은 눈망울로 바람이 모아 놓은 꽃잎 한 움큼 집어 하늘에 흩뿌리며 천진 하게 허공을 향해 함박 웃음 날 리던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하루를 아름답게 밝혀줄 행복한 웃음이었습니다 내 심장이 허전할 때도 당신의 그 미소를 생각하면 사랑으로 채워 줄 것 같은 미소였습니다

마음 밭에 시를 캐다

마음 밭에 시를 캐다 초당/ 김용자 마음밭에 시어들이 나를 부른다 숨었던 밭에서 빨리 나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다고 너무도 많은 시어 들이 유혹하고 있어 고를 수가 없다 저를 캐내 주세요 조랑 조랑 달린 글들이 나의 시상을 깨운다 어떤 글을 골라야 아픈이의 마음은 치유 해주고 사랑 하고픈 이는 설래게 할 수 있을까 시밭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돌고 돌다 가는거야

돌고 돌다 가는거야 초당/김용자 그토록 거친 바람과 차가움에 하얗게 취해 주정을 부리며 내곁을 떠날것 같지 않던 겨울이 삼월이 빗장을 열자 제풀에 지처 내 곁을 떠나 버렸다 겨울이 떠난 자리에 아주 여린 연두색의 실루엣을 걸친 봄의 바람둥이가 찾아 왔다 봄 은 얼마나 많은 여린가슴에 사랑의 문신을 남기고 떠나 갈까 봄이 떠나는 길목에서 이별을 서러워 할때 쯤 우린 청마처럼 달려오는 여름과 됭굴며 푸르름을 노래 하겠지 평생 만리장성을 쌓을 것 처럼 온산을 불태우며 달려드는 가을 앞에 여름도 어느날 우리곁을 안개처럼 사라질 것 을 알면서... "그래" 그런거야 계절은 그렇게 돌고 돌고 인생은 그렇게 돌다 어느 계절 속 으로 사라 지는 거 겠지. When You Say Nothing At A

우리 영감 바람이 났어요

우리 영감 바람이 났어요 초당/ 김용자글쎄 이년전 아파트 쓰레기 장에누군가 이사 가면서 버린군자란 네 뿌리뜨거운 햇빛에 온몸이 말라노인내 뱃가죽 처럼 쭈글쭈글 말라저승길을 재촉 하고있었죠너무도 가여워 예쁜 화분에 집터를 잡아 주며 우린 한식구가됐으니 잘 살아 보자고 약속했죠온 정성을 다해 자식을 키우듯 키우면서 언제쯤 예쁜 꽃을 볼수 있을까애타게 지켜 봤는데 삼년이 되던 올 겨울 끝자락  겨울 날기집애의 젖가슴이 봉곳이 올라 오듯몽오리를  내밀더니 황진이의 미색이 부럽지않은 기품있는 요염 함을 드러 냈어요여자인 내가 봐도 예쁜데쭈글이 마눌만 보던 영감이 천하 일색양귀비 같은 군자 아가씨를 보고어찌 반하지 않을수 있을까요눈만 뜨면 군자 아가씨와 밀어를 즐깁니다귓속 말도 속삭이며 키스세례를 퍼붓습니다앞뒤 구..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초당 /김용자 비바람 치고 눈비가 내려도 의연하게 그자리를 지키셨던 당신 언제나 내 마음속에 푸른 나무였죠 나뭇잎도 큰 목소리 하나로 떨어 트릴것 같았던 서슬 퍼렇던 당신 언제나 나의 하늘 같으신 분이셨지요 어머님 일찍 보내시고 거목 처럼 버티시길래 그냥 당신은 강한 분이라그런줄 알았습니다 어려움속에서도 풍류를 즐기시는 여유를 가지셨던 당신 외로움을 풍류로 바꿀줄 아셨던 한 많은 소리꾼. 제 머리도 힌눈이 내린날 당신의 무거웠던 등짐을 이제사 뼈골 깊숙히 이해 하려 합니다.

일상의 탈출

일상의 탈출 초당/김용자 키다리 아파트 밑에 소박하게 자리한 작은 화단 삼월의 헷살이 아직은 추운지 바위틈에 웅크린 민들레가 배시시 웃어 준다 4개월 손자는 유모차에서 마스크 중무장 쌔근 쌔근 잠이 들고 11살 손녀 딸 탈출이 기쁜지 날으 는 종달새 처럼 .재잘 거리며 화단을 맴돈다 방안에만 갇혀 있던 우리 밖에 봄이 기다리고 있는줄 몰랐었내 봄이 만들어 내는 소생의 기(氣) 사그라 드는 나의 몸에두 수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