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3

10월의 마지막 여행

10월의 마지막 여행 초당/김용자 가을 하늘 한 줌 퍼 담아파란 호수 하나 만들고고운 낙엽 한 잎 두 잎 모아작은 돛단배 띄우고 싶은 날 스치는 바람은다정한 손길처럼살며시 뺨을 어루만지고 누구의 시샘이었을까온 산에 붉은 불을 놓아눈부신 불바다를 이루었네 한 생의 고운 임무를 다하고떠나가는 가을을 위해마지막 불꽃 축제를 열었나 보다 고즈넉한 산사화려한 단청 아래맑고 청아한 풍경 소리 깊어가는 10월의 마지막 밤떠나는 가을의 뒷모습에말없이 손을 흔든다 고마웠다, 가을아네가 머문 자리마다아름다운 추억 한 잎씩내 마음에 물들었구나 "가을은 떠나도 가을이 남긴 추억은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나니까요"!

마음에도 약초가 있다

마음에도 약초가 있다 초당 김용자 자세히 보아라 쓸모없다 버려진 풀 한 포기에도약이 되지 않는 것이 있는가 들판의 이름 없는 풀도뿌리를 내리고 제 몸 하나로세상을 이롭게 하거늘 자연에서 얻은 풀과 뿌리만약이던가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도병을 다스리는 한 약제가 들어 있다 미움은 덜어내고 욕심은 내려놓고용서 한 잎 띄워 사랑으로 달이면굳어 있던 마음도 천천히 풀어진다 아픈 몸을 살피듯 아픈 마음을들여다보는 것작은 풀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의 아픔도외면하지 않는 것 이치를 읽어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허준의 마음은 오늘도 이름 없는 풀잎사이에서 조용히 약이 되고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처방전한 장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다. ・ᴗ・ 내 마음은 아직도 고향으로 ・ᴗ・

바람에게 부탁한 편지

바람에게 부탁한 편지 초당/ 김용자 가슴 깊이묻어둔 사랑 하나 있다 빛바래 어두워진 채아직도 서러워가슴 한켠 웅크리고 우는 사랑 오늘은 그 사랑에게편지를 쓴다 창문을 열면먼저 다녀가는 가을바람에게한 자락 마음을 부치고 하늘에 걸린 구름에게못다 한 말을 띄운다 바람은 어디로 가는지구름은 어디에 머무는지나는 알지 못하지만 혹시 길을 잃거든그 사랑이 있는 곳으로가만히 데려다주렴 주소도 없고이름도 없는 편지 돌아올 길조차 없는수취인 없는 편지를오늘도 바람에게 보낸다 This Celtic Melody

별빛 냇가의 추억

별빛 냇가의 추억 초당 /김용자 도고산 깊은 물빛 따라쏟아지던 은하수 아래,횃불 들고 조심조심가재 찾던 어린 날들.돌멩이 들추다 들려온 소리물뱀 한 마리에 놀라 넘어져깡통 속 보물은 흐르는 물에 주고젖은 생쥐 되어 도망치던 밤.“어딜 쏴다니는겨”아버지 호통마저아련한 훈풍 되어, 글씨 없는마음의 일기장에그날의 웃음소리 방울방울 맺힌다.세월 흘러 문득 돌아보니가슴속 지워지지 않는 보물 하나,오늘도 별빛 맑던 그 시절로그리운 걸음을 옮겨본다. 누나야

불 꺼진 놀이터

불 꺼진 놀이터 저녁이 와도그네는 더 이상누구를 부르지 않는다 미끄럼틀 끝에 남아 있던작은 웃음들은어느새 집으로 돌아갔는지 모래 위 발자국도바람에 지워지고 한때는이름을 부르면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던 시간이조용히 멀어져 간다 불이 꺼진 자리에도낮의 온기가 남아아직 식지 않은 채 혹시 내일은조금 더 밝은 목소리로돌아올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기다림만이 먼저 와 있다 We Can F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