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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병동

82병동 초당/ 김용자 공기 마저 멈춘듯고요한 새벽 2시 82 병동 어느 병실에서인가찢어지는 듯한 환자의 목소리가고요를 가른다 나 퇴원 시켜줘 이 할매 때문에스트레스를 받아 없던 병도 생길것 같애나좀 여기서 내보내줘  울부짖는 목소리다간호사들의 발자욱 소리가 부산 스럽다 똑 같이 아픈 환자 들인데내 아픔이 크니 남의 아픔을들여다 볼 여유가 없는가 보다 다시 고요해진 새벽 내 몸속의세균들이 다시불꽃 놀이를 시작 했는가온 몸이 달아 오른다물 대포라도 쏘아 버리고 싶다  Sweet People - Belinda (아름답다)">

짧은 만남

짧은 만남 초당/ 김용자 어느 봄날  햇빛처럼  닦아와따듯한 손을 내밀어준  우정 만남은 짧았지만 수많은감성을 섞어 십 년 지기 친구처럼마음을 나누었던 향기 나는 인연 나이를 잊은 듯  진취적이고지적이며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뿌리 깊었던 사람   허상이 없는  무엇에 쫓기어나를 잃어 갈 때 나를 찾아 주며가슴에 따듯한 불씨를 지펴준 사랑 나의 마음에 그가 이렇게깊이 스며 있는 줄 알았다면추억이라도  많이 쌓아 놓을 것을  낙엽이 지는 이 가을  그가  떠 나려 한다 어디를 가든 우정의동아줄  꼭 부여 잡고  아프지 말고 다시 만나자  내 친구야

이런 날엔

이런 날엔 초당 /김용자 오늘처럼 햇살이 고운 날에는가을 분위기를 연출한 카페에서 파스텔톤 갈색 찻잔을부딪쳐줄 친구가 있음 좋겠다  갈색찻잔이 마술을 부려 작은술잔이 되면 어떠랴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깊은 우정의눈빛을 나눌 수 만 있다면  한잔 술에 세상을 몽땅 담을수 없겠지만 두 잔이  필요하다며 울분을 토하는 그런말썽쟁이 친구가 있었으면더욱 좋겠다  조금은 세상을 어지럽게 살아 왔어도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그래"그럴 수 있지 떨어지는 낙엽이 우리 인생인  것처럼  공감 해줄 가슴이 열린 친구.

내 옴팡집엔 소녀가 살고 있다

내 옴팡집엔 소녀가 살고 있다 초당/ 김용자 허물어져 가는 작은 나에 몸 안에호기심 많은 작은 소녀가 살고 있다소녀에게는 세월이 비껴가는 걸까 힘들어하는 내게 그녀는 유혹한다가을이 오는  노란 들녘을 달리자 하고 단풍이 물 들면 양탄자처럼 깔린낙엽 길을 예쁜 바바리 옷깃을 세우고걸어 보자 한다 소녀가 내게 종알 댄다 봄은 모든것이 찾아오는 계절이라면 가을은모든 것이 떠나는 계절이라서외로운것  이라고 모든 것이 떠나기 전에 미지의 세계로여행도 떠나자  나를 꼬드긴다소녀야 너도 내 집이 허물어 지면 떠나겠지        ">

가을 하늘을 보면

가을 하늘을  보면  초당/김용자 그토록 앙탈을  부리며떠나기 싫어하던  여름이떠날 때를 느낀 것일까 습기를 거두어 간 맑고파란하늘. 우리 엄마가하늘에서 목화솜을 널고 계신 걸까 목화솜 하얗게 말려 딸들시집보내는게 꿈 이셨는데 엄마는 딸들의  출가도 못보시고 그 강을 건너 셨지아쉬움에 오늘도 목화솜을하늘에서 널고 계신 걸까 하얀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에 엄마가 보이는 것은내 나이 탓일까 그리움일까    ">

고 향

고 향 초당/김용자  오랫친구처럼 편안하고연인처럼  설레며 소중한 사람과 이별 연습을 가르쳐 준 곳  타향 살이 서러워 눈물  훔치던 날도 이유도 없고 계산도 없이그냥 가고 싶은 곳 그 시절저녁 마실 오시던  할머니  도깨비. 구렁이. 전설 이야기동치미 쭉쭉 썰어 고구마와 함께한세월 허기를 채웠던  삶의  터전  지금 거울 앞에 비친 내 자화상은귓불에 날리는 흰머리와 입가에패인 주름뿐  그러나 고향은늘 젊은 영상으로 남아 유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