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초당/김용자
오랫친구처럼 편안하고
연인처럼 설레며 소중한 사람과
이별 연습을 가르쳐 준 곳
타향 살이 서러워 눈물 훔치던 날도
이유도 없고 계산도 없이
그냥 가고 싶은 곳 그 시절
저녁 마실 오시던 할머니
도깨비. 구렁이. 전설 이야기
동치미 쭉쭉 썰어 고구마와 함께
한세월 허기를 채웠던 삶의 터전
지금 거울 앞에 비친 내 자화상은
귓불에 날리는 흰머리와 입가에
패인 주름뿐 그러나 고향은
늘 젊은 영상으로 남아 유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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