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우리 영감 바람이 났어요

초당/김용자 2024. 3. 19. 17:34

 

우리 영감 바람이 났어요

 

초당/ 김용자

글쎄 이년전 아파트 쓰레기 장에
누군가 이사 가면서 버린

군자란 네 뿌리
뜨거운 햇빛에 온몸이 말라
노인내 뱃가죽 처럼 쭈글쭈글 말라
저승길을 재촉 하고있었죠

너무도 가여워 예쁜 화분에 
집터를 잡아 주며 우린 한식구가
됐으니 잘 살아 보자고 약속했죠

온 정성을 다해 자식을 키우듯 
키우면서 언제쯤 예쁜 꽃을 볼수 있을까
애타게 지켜 봤는데 삼년이 되던 
올 겨울 끝자락  겨울 날

기집애의 젖가슴이 봉곳이 올라 오듯
몽오리를  내밀더니 황진이의 미색이 부럽지
않은 기품있는 요염 함을 드러 냈어요

여자인 내가 봐도 예쁜데
쭈글이 마눌만 보던 영감이 천하 일색
양귀비 같은 군자 아가씨를 보고
어찌 반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눈만 뜨면 군자 아가씨와 밀어를 즐깁니다
귓속 말도 속삭이며 키스세례를 퍼붓습니다
앞뒤 구분 못하는 꿀벌 처럼 한밤에도
군자 아가씨를 찾습니다

어쩌겠어요 예쁜것을 찾는 것은 
자연의 섭리 인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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