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5

나의 하루

나의 하루 초당 /김용자 새벽 다섯 시  떠지지 않는 눈멍을 때리다 자리를 박차고일어 난다 하루 종일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내편을 위해정성껏 아침 밥상을 차려 놓고내편의 배웅을 받으며 대충 차려입은 옷차림으로 밖을 나선다  처음 등교 할 때는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이 무서웠지만사람  냄새 풍기며 부대끼는 전철이 정겹기까지 하다어젯밤  밤의 청소부 빗님께서깨끗이도 구석구석 청소를 하셨나 보다차창 밖으로 흐르는  맑은 하늘 밑에 빌딩들이  깔끔하게 단장을 하고가로수의  잎들은  영양 크림을바른 듯 반짝거린다 내 반우들이 기다리고 있는  행복의둥지를 향해 오늘도 등교를 한다그곳엔 정다운 사람들이 있다 오드리 헵번처럼  눈이 예쁜 짝꿍. 지성이 넘치는 친구 팝과 가곡을 좋아하고유모어가 넘치는  멋쟁이 언니..

이사온 귀뚜라미

이사온 귀뚜라미 초당/김용자   너는 어제밤 어디서우리집 담장 밑으로이주를 했니 억 소리나는아파트는 언감 생심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고너의 친구들이 옹기 종기모여 살던 곳 버리고 이도심속으로 온것 보니 사연이 있구나묻지 않을께 오늘 부터두다리 쭉 뻗고 둥지를틀으렴 밤새 시끄러운 소리로 울며 불며 넋두리를  해도내가 들어 줄께가끔은  가을 음악회도 열어주렴

욕심 일까 두려움 일까

욕심 일까 두려움 일까 초당 /김용자  초목이 무성한 산야개망초가  힌눈처럼 뒤덮고  사계의 특성도 없이 고요함의 정취를  풍기던 고즈넉한  나의 외딴집 고요함을 이기지 못해  태양도뜰 밑에 서 졸고 가던 곳 내 영원한 안식처 이길 바랬건만지금  나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도심 속  나의 하루를  만들어 간다 늙음을 늦추어 보려는 어리석음신의 손길을 빌려 생명을 늘이고싶은 것은 욕심일까 두려움일까  ">

비 개인 소양강

산을 휘감은 운무       강가에  노니는 고추 잠자리         피어 오르는  물안개 비 개인 소양강 초당/김용자 장마가  숨바꼭질 하자며 몸을 숨긴 소양강 강변 물안개는 강물을 딛고 몽실몽실 피어 오르고 산봉우리마다  하얀 면사포자락 휘감은 운무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물장구치며 놀다 가자 하내 인증샷 누르며 추억을 남기고서로를 챙겨 주며 샘솟던 우정 강가에 나는 고추 잠자리 한 쌍가을이 오는  길목을 트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