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86

잠자는 나를 깨우는 운동

잠자는 나를 깨우는 운동 초당/ 김용자 잠자고 있는 내 세포들을 깨우기 위해 오늘도 공원 으로간다 먼저 와있던 비둘기 미끄럼틀을 가운데 두고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탐돌이를 하다 무엇이 생각났는지 급한 날갯짓으로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 버린 비둘기 빈 공원에 나 혼자 걷는다 머릿속으로는 숫자를 세고 손가락은 머리가 세어 놓은 숫자를 잊지 않으려 꼬물거린다 탐돌이가 끝나고 풀썩 주저 ' 않은 빈 의자 맞은편에 천사 요양원이라는 큰 간판이 보인다 그곳의 꺼져 가는 숨결이 내 숨결 인양 가쁜 숨이 쉬어진다 Flora's Secret - Enya

나른한 오후

나른한 오후 초당/김용자 더위에 지친 산골 마을이 휴식에 들어간 나른한 오후 산그늘에 몸을 누이고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다 느린 리듬을 타고 흐느적 거리는 고추 잠자리 멀리 산봉우리에 걸터 않아 수다를 떨던 구름도 휴식에들어 간 듯 닭장을 짓던 옆집 아저씨의 망치 소리만 앞산에 부딛처 툇마루 밑에 졸던 강아지 놀라 귀를 탈탈 턴다. - Endless Love - Lionel Richie ft. Diana RossEndless Love - Lionel Richie ft. Diana Ross

어느 가을 여행

어느 가을 여행 초당/김용자 가을 하늘 퍼담아 작은 호수 만들어 예쁜 낙엽모아 돗단배 띄우고 싶은 날 바람은 애무 하며 희롱 하듯 스치고 누구의 시샘인가 온산을 불 질러 불 바다 만들었내 이승의 임무 마치고 떠나는가을 위해 불꽃 축제 벌였나 고즈넉한 산사의 화려한 단청 밑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가을의 마지막 날을 배웅 하려 는듯. === 2023년 국제 문단 가을호 발표 When I dream - Carol Kidd(캐롤 키드)

여린 영혼

여린 영혼 초당/ 김용자 자동차 곁에 쓰러져 누운 강아지 방금 치인듯.. 햇살 이는 바람결에 여린 털이 날리고 있었다 감지 못한 눈동자에는 매서운 겨울빛의 하늘이 담겨 저 있다 주인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을 강아지 슬픈 열굴로 왜 여기에 허기져 돌아다니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세상으로 가면서도 변심한 주인을 위해 충성을 맹세 했겠지 술렁 거리던 그곳에 가지 말 것을 2023년 현대 작가 가을호 발표 Bill Douglas - Forest Hymn

찜통더위

찜통더위 초당/ 김용자 콘크리트로 도배한 도시는 말 그대로 찜통이다 날씨를 진행하는 아나 운서의 실험용 베이컨이 콘크리트 길 위에서 기름 눈물을 흘리며 익어 간다 세 살 손자 놈 땀범벅 눈물범벅 고사리 손 내 저으며 밖을 나가자 애원한다 그늘 밑에 피접이라도 가고 싶지만 코로 나란 놈이 어디서 육탄전으로 공격을 해올지 더위에 지친 에어 컨이 삐그덕 삐그덕 관절에 기름 빠진 소리를 낸다 이런날은 열흘 굶은 시 어머니 얼굴을 한 소나기라도 만나고 싶다. == - 빗소리의 추억 / 아름다운 연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