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늙은 새

초당/김용자 2023. 7. 17. 19:55

 

 늙은 새  

 

초당/ 김용자 

 

지치고 늙은 새 한 마리 터널속을

빠저 나오려  안간 힘을 쓴다 

 

밤이 가고 밖은 태양이 떠오르지만

여전히 밖은 어둡기만 하다

 

발버둥을 칠수록 빠져 드는  늪

눈은 떴으나 보이지 않고  

귀는 열렸으나 듣지를 못한다  

 

늙은새의 바램은 이게 아닌데  

뿌옇게 회칠된 미라 처럼   

온몸이 감겨저 간다 

 

누굴까   

붉은손을 흔들며 나를 부르는 소리

주홍글씨의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렴 

 

무엇을 위하여  어디를 가랴 

늙은 새 한 마리  날개를 접는다

 

 

 

 

 

'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찜통더위  (2) 2023.08.09
[生色]  (1) 2023.07.24
봄 동산에 오르면  (1) 2023.04.29
신작로  (0) 2023.04.02
봄 편지  (0) 202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