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찜통더위

초당/김용자 2023. 8. 9. 10:06

 

찜통더위


초당/ 김용자


콘크리트로 도배한

도시는 말 그대로 찜통이다

 

날씨를 진행하는 아나 운서의

실험용 베이컨이 콘크리트 길 위에서

기름 눈물을 흘리며 익어 간다

 

세 살 손자 놈 땀범벅 눈물범벅

고사리 손 내 저으며 밖을 나가자

애원한다

 

그늘 밑에 피접이라도

가고 싶지만 코로 나란

놈이 어디서 육탄전으로

공격을 해올지

 

더위에 지친 에어 컨이

삐그덕 삐그덕 관절에

기름 빠진 소리를 낸다

 

이런날은 열흘 굶은 시 어머니

얼굴을 한 소나기라도

만나고 싶다.

==         

 

-

'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가을 여행  (22) 2023.09.18
여린 영혼  (23) 2023.09.18
[生色]  (1) 2023.07.24
늙은 새  (15) 2023.07.17
봄 동산에 오르면  (1)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