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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추억

여름날의 추억 초당/ 김용자 여름 바다에 서면 추억이 달려 온다 하얀 백사장에 네가 있고 파도 소리에도 네 숨결이 실려 온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그곳엔 네가 있다 바다를 끼고 달리던 차 안에도 푸르름이 익어 가던 그 계곡에도 정상에서 야호를 부르며 땀을 씻어 내던 그곳에두 어김없이 네가 있었다 네가 떠나고 없는 이곳에서 추억의 이삭을 주우려 애쓰지 않아도 추억이 달려와 내 주머니를 채운다 를 채운다 "Le Temps D'un Ete (여름날의 추억)/남택상 "

카테고리 없음 2023.07.24

설평기려(雪坪騎驢)

2023년도/작품 설평기려(雪坪騎驢) 초당/김용자 밤이 떠난 들판은 적설의 눈빛으로 눈 꽃을 비추고 부딪치며 포개진 눈 위엔 이른 여명이 찾는다 설산으로 내려앉은 우장산의 소담한 두 쌍 봉 동트는 새벽빛에 성역인 듯 신비감을 휘감고 설 잠 깬 선비 망건에 삿갓 눌러쓰고 안장에 오르니 흥분한 당나귀 뒷 발질로 화답하네 산과 들이 화폭 (畵幅)이요 시제( 詩題)이니 성정(性情) 흐트러 깨지 말고 하얀 눈길 알아서 가라 귀띔한다 (겸제 미술관 앞 강서문학 전시 작품 ) René Aubry -Les voyageurs

카테고리 없음 2023.07.20

늙은 새

늙은 새 초당/ 김용자 지치고 늙은 새 한 마리 터널속을 빠저 나오려 안간 힘을 쓴다 밤이 가고 밖은 태양이 떠오르지만 여전히 밖은 어둡기만 하다 발버둥을 칠수록 빠져 드는 늪 눈은 떴으나 보이지 않고 귀는 열렸으나 듣지를 못한다 늙은새의 바램은 이게 아닌데 뿌옇게 회칠된 미라 처럼 온몸이 감겨저 간다 누굴까 붉은손을 흔들며 나를 부르는 소리 주홍글씨의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렴 무엇을 위하여 어디를 가랴 늙은 새 한 마리 날개를 접는다 Pluie D'ete - Gheorghe Zamfir

봄 동산에 오르면

봄 동산에 오르면 초당/ 김용자 여러 날 봄비와 꽃들은 자작 거리며 수선을 떨더니 과하지 않은 파스텔의 고급진 색으로 봄을 연출해 냈구나 솔잎의 은은한 향수 바람에 실어 온산에 날리고~ 흐르는 맑은 물소리 나의 이명을 쫓아 내 귀를 맑게 한다 화목한 새들의 함창은 뒤엉킨 내 혈관을 산뜻한 깃털처럼 비워 주고 소환하지 않은 행복한 추억은 동산에 와 뒹군다 Norman Candler - 작은소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