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작품 설평기려(雪坪騎驢)
초당/김용자
밤이 떠난 들판은 적설의
눈빛으로 눈 꽃을 비추고
부딪치며 포개진 눈 위엔
이른 여명이 찾는다
설산으로 내려앉은 우장산의
소담한 두 쌍 봉 동트는 새벽빛에
성역인 듯 신비감을 휘감고
설 잠 깬 선비 망건에 삿갓 눌러쓰고
안장에 오르니 흥분한 당나귀
뒷 발질로 화답하네
산과 들이 화폭 (畵幅)이요 시제( 詩題)이니
성정(性情) 흐트러 깨지 말고 하얀 눈길
알아서 가라 귀띔한다
(겸제 미술관 앞 강서문학 전시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