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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후회 초당/ 김용자 낙엽이 바람에 휘날리는 날 호수처럼 맑은 하늘 보며 후회한다 왜 내 인생을 어두운 색으로만 그려 냈을까 저렇게 맑은 가을 하늘처럼 티 없이 맑은 그림으로 그려내지 못했을까 덧칠할 수 있다면 어두운 색은 거두어 내고 싶다 처음 태여 날 때는 저렇게 티 없이 맑은 바탕 화 면이었을 텐데 내가 잘못 그려 낸 것이다 생을 다한 낙엽은 후회하며 떨어 질까 부끄럽 없이 살아온 삶에 만족하며 떠나는 걸까...

홀로 가는 길

홀로 가는 길 초당/ 김용자 이산 저산 꽃은 피어 나를 봐 달라 아우성인데 아무도 찿는 이 없으니 화려한 얼굴로 단장하고 기다리다 지처 짧은 한 생 마감하고 바람과 떠나 가내 꽃만 홀로 떠나 더냐 만물의 영장 인간도 바이러스 저승사자 따라 올까~ 냉동차에 얼리고 다비식으로 불에 볶아 다시 오지 못할 먼길 홀로 떠나 보내는 구나

옥 수수

옥 수수 김용자 우리집 텃밭 옥수수 비가 오면 도랑 내주고 가뭄들면 아픈 다리 끌며 달 보며 물을 주었다 주인의 정성을 먹고 자랐는지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를 키우더니 어느날 벌떼 들이 옥수수 밭에 낙하 저마다 쌍둥이를 임신 중이란다 아가의 머리는 태중에서 부터 빨강물감 염색을 하고 부드런 머리결을 휘날리며 엄마의 사랑 독차지 한다 몆겁의 포대기로 감싸 않은 자식 이별을 예고한 것일까... 자꾸 더 감싸 않는다

가을 공원의 빈 의자

가을 공원의 빈 의자 초당/ 김용자 엄마 품처럼 따스한 가을 햇빛이 온기를 남기고 간 자리 생을 다한 낙엽 하나 힘없이 낙하 의자에 남아 있는 햇살 베고 눕는다 어디서 불어 왔나 써늘한 갈 바람 앙상하게 메말라 웅크린 낙엽을 메몰차게 몰아 내고 슬며시 떠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를 들이 밀며 시답지 않은 얘기들을 쏜아 내고 갔을까 오늘도 아픈 관절 감추고 가을볕에 몸을 달구어 누군가를 기다린다 월간 문학 2021년4월호 발표

선유도 공원 에서

선유도 공원 에서 초당/ 김용자 코로나와의 전쟁이 휴전에 들어 간 어느 날 몆년만의 개장인가 일찍핀 꽃들은 절정을 보여 주지 못한 아쉬움에 꽃잎 떨구어 작은 화단에 팝콘으로 쌓아 놓았내 갓태여난 초록의 새싹 들은 청초 하고 싱그런 향을 온 공원에 뿌려 대며 봄을 만끽 하라 한다 화사한 봄 햇빛과 해후한 강물은 윤슬을 만들며 감성을 불러 자극 하고 잔잔한 아리수의 물결은 사랑의 연서를 강물에 띄워 보라 하내

옥 수수

옥 수수 김용자 우리집 텃밭 옥수수 비가 오면 도랑 내주고 가뭄들면 아픈 다리 끌며 달 보며 물을 주었다 주인의 정성을 먹고 자랐는지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를 키우더니 어느날 벌떼 들이 옥수수 밭에 낙하 저마다 쌍둥이를 임신 중이란다 아가의 머리는 태중에서 부터 빨강물감 염색을 하고 부드런 머리결을 휘날리며 엄마의 사랑 독차지 한다 몆겁의 포대기로 감싸 않은 자식 이별을 예고한 것일까... 자꾸 더 감싸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