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가을 공원의 빈 의자

초당/김용자 2022. 9. 24. 09:04

 

가을 공원의 빈 의자

 

초당/ 김용자

 

엄마 품처럼 따스한 
가을 햇빛이 온기를 
남기고 간 자리

생을 다한 낙엽 하나
힘없이 낙하 의자에
남아 있는 햇살 베고 눕는다

어디서 불어 왔나
써늘한 갈 바람 앙상하게
메말라 웅크린 낙엽을
메몰차게 몰아 내고

슬며시 떠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를 들이 밀며 시답지
않은 얘기들을 쏜아 내고

갔을까

오늘도 아픈 관절  감추고
가을볕에 몸을 달구어
누군가를 기다린다

 

월간 문학 2021년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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