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행복한 아침

초당/김용자 2023. 10. 26. 20:36

 

행복한 아침

 

초당/김용자

 

가뭄이 데리고 온 아침은

잠깐의 이슬로 뽀송한 초록의

정원을 남기고 떠났다

 

눈을뜨면 마당으로 나선다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

초목과 푸른 고추 나무들 에게

밤새 건재해 나도 살아 있음을

확인시킨다

 

단아한 접시꽃이 내게 키스를

원한다

까치의 수다도 시끄럽다

그래도 들어 주고싶다

 

인기척을 느낀 들쥐의 눈망울과

마주 첬지만 오늘은 그냥 보내준다

그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테니...

 

진정 살아 있습이 이렇게

행복 했던걸 깨닫기 까지

시간이 참 오래 걸린듯 하다

 

'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사랑한 단양  (201) 2023.11.11
50대를 떠나 보내며  (133) 2023.11.07
나를 품었던 도고 산  (146) 2023.10.22
기억 속의 울 아버지  (114) 2023.10.19
첫사랑  (90)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