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기억 속의 울 아버지

초당/김용자 2023. 10. 19. 22:21

 

 

기억 속의 울 아버지

초당/김용자

어둑. 어둑. 땅거미가
논두렁에 내려 않을 때
힌 두루마기 자락 바람

일구며

 

흰 고무신 저벅. 저벅. 빠른
몸짓으로 아버지가 오신다

창호지 몇 장으로 간신히
바람만 막은 꺼질 듯
움츠려 드는 내 등불을 향해

 

어둠이 막아 서지만
발자국 소리 모습이
울 아버지 인걸

 

아버지도 어느새 나를
부른다. 언년아! 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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