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4

내 옴팡집엔 소녀가 살고 있다

내 옴팡집엔 소녀가 살고 있다 초당/ 김용자 허물어져 가는 작은 나에 몸 안에호기심 많은 작은 소녀가 살고 있다소녀에게는 세월이 비껴가는 걸까 힘들어하는 내게 그녀는 유혹한다가을이 오는  노란 들녘을 달리자 하고 단풍이 물 들면 양탄자처럼 깔린낙엽 길을 예쁜 바바리 옷깃을 세우고걸어 보자 한다 소녀가 내게 종알 댄다 봄은 모든것이 찾아오는 계절이라면 가을은모든 것이 떠나는 계절이라서외로운것  이라고 모든 것이 떠나기 전에 미지의 세계로여행도 떠나자  나를 꼬드긴다소녀야 너도 내 집이 허물어 지면 떠나겠지        ">

가을 하늘을 보면

가을 하늘을  보면  초당/김용자 그토록 앙탈을  부리며떠나기 싫어하던  여름이떠날 때를 느낀 것일까 습기를 거두어 간 맑고파란하늘. 우리 엄마가하늘에서 목화솜을 널고 계신 걸까 목화솜 하얗게 말려 딸들시집보내는게 꿈 이셨는데 엄마는 딸들의  출가도 못보시고 그 강을 건너 셨지아쉬움에 오늘도 목화솜을하늘에서 널고 계신 걸까 하얀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에 엄마가 보이는 것은내 나이 탓일까 그리움일까    ">

고 향

고 향 초당/김용자  오랫친구처럼 편안하고연인처럼  설레며 소중한 사람과 이별 연습을 가르쳐 준 곳  타향 살이 서러워 눈물  훔치던 날도 이유도 없고 계산도 없이그냥 가고 싶은 곳 그 시절저녁 마실 오시던  할머니  도깨비. 구렁이. 전설 이야기동치미 쭉쭉 썰어 고구마와 함께한세월 허기를 채웠던  삶의  터전  지금 거울 앞에 비친 내 자화상은귓불에 날리는 흰머리와 입가에패인 주름뿐  그러나 고향은늘 젊은 영상으로 남아 유영하고 있다">

기억 속의 내 친구

기억속의 내친구   초당/김용자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면아련한 그리움 으로 네가온다 눈꽃 하나 손바닥에 얻고  까르르까르르 웃음보따리가 터져라 뒹굴던  우리  때 묻지않은 순수했던 우정 비밀 보따리 하나 마음속에묶어 주며 새끼손가락 걸었던너 와 나   지금도 너에 비밀 보따리  속에  내가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