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행복 했던 여행

초당/김용자 2024. 1. 13. 15:49

 

행복 했던 여행

 

초당/ 김용자

퀭한 눈으로 밤을 새워도 좋다
내일 닦아올 미지의 세계를 꿈꾸면 행복하니까
잡다한 마음 내려놓고 가방 하나 둘러메고 
친구와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은 몽환의
안개 커튼 사이로 수채화처럼 흐르고

눈 꽃의 풍경은 내 눈 속의 필름에 담는다 

순백의 들판은 발자욱을 포개 달라 유혹하는데 

 

미끄러 지듯 내 달리는 
쇠붙이  기차는 여행객 마음 아랑곳없이 
전속력으로 달려  부산 역에 우리를 쏟아 내었다

바다가 보이는 그림 같은 찻집에서
커피 향에 취해 몽롱했고 비릿한 바다의 냄새는
상상의 나래를 펴는 소녀의 시절로 타임머신을 태웠다

태종대의 검 푸른 물결 멀리 보이는 오륙도 
춤사위 날리며 끼룩 거리는 갈매기

추억을 실어 나르며  일렁이는 파도   
어느 것 하나 놓이고 싶지 않은  그림이었다

여행이 이렇게 즐거운 것은 가슴을 열고 
소통 할 수 있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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