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초당/ 김용자
소싯적엔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땅만 보고
걸었다면
황혼이 된 지금 나는
하늘을 보고 당당히 걷는다
사람은 보이는 만큼
세상을 보고 산다고 한다
만학도가 되면서 나는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약봉지 늘어가는 주제에
무슨 부질없는 짓이냐
누군가는 말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병고에
시달리다 없어지는 것
아프다고 가만히 앉아
몸과 마음을 고사시키고
싶지는 않다
녹슬어 버린 내 영혼에 공부의
향기를 불어넣어 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다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