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경복궁
초당/ 김용자
낙산과 인왕산의 날개에 안기어
둥지를 튼 경복궁
저마다 통한(通限)의( 傷痕)상흔을 안고
외로운 듯 서 있는 전각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도 않다
슬픈 역사의 상흔을 헹구어 내려는 걸까
하늘마저 옥빛처럼 푸르다
황후를 받들어 내명부를 오갔던
한복의 행렬 상궁과 나인은 간 곳 없고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우리의 한복을
자기 조상들의 옷인 것처럼 차려입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원더 풀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