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죽음
초당/ 김용자
낮이면 산천 초목과
바람, 구름, 햇살이
원고지 위에 내려앉고
밤이면 달과 별들이
문학을 주제로 삼아
토론을 벌이다 갔나요
삼라만상 고요한 날
술잔에 어린 달빛에서
깨달음을 캐내셨나요
홀로 외로움 벗 삼아
세상 여행 마치시던 날
누가 길동무 돼 주셨나요
맑고 고운 시혼 여기에 심고
하늘에 별이 되 소서...
(추모시)
첫 시집을 낸 뒤 회수하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을 때,
먼저 전화를 주셨던 선생님. 짧은 글속에 철학이 있다며
“기대되는 시인”이라 말해 주신 선생님.
그말씀 한마디가 지금까지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기일을 맞은
오늘,그 말씀이 더욱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