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엄마는 강했다

초당/김용자 2025. 5. 22. 21:40

 

엄마는 강했다

초당 /김용자

살아온 삶이
허망하게 느껴지던 어느 날,
모든 무게를
내려놓고 싶었던 그날은
정민이의 운동회 날이었다.

다른 부모들은
맛있는 음식을 싸 와
잔칫날처럼 북적였고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정민이는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타트 총성이 울리고
어머니들의 달리기가 시작되던 순간—

정민이가 나에게 뛰어왔다.
“엄마, 엄마도 뛰어요!”
풀려버린 마음처럼
다리는 천근이었고
숨조차 막혔지만,
정민이의 눈동자엔
간절함이 고였다.

“그래.”
도망치지 말자
이 아이에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니까
어금니를 꽉 깨물고
출발선에 섰다.
다리는 떨리고
자신감은 바닥났지만,

그때
함성 속에 섞여 들려오던
작은 목소리—
“엄마는 할 수 있어요, 힘내요…”

그 순간,
어디서 솟았는지 모를 힘이
온몸을 밀어주기 시작했다
나는 뛰었다,
아니, 내 아이의 응원이
나를 날게 했다. 

세상이 버겁게 나를 밀어
낼 때 마다,
기적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할수 있어요"
나의 힘은 사랑이 밀어올린
기적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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