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다 가는거야
초당/김용자
그토록 거친 바람과 차가움에
하얗게 취해 주정을 부리며
내 곁을 떠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삼월이 빗장을 열자 제풀에
지처 내 곁을 떠나 버렸다
겨울이 떠난 자리에
아주 여린 연두색의 실루엣을 걸친
봄의 바람둥이가 찾아왔다
봄 은 또 얼마나 많은 여린 가슴에
사랑의 문신을 남기고 떠나갈까
봄이 떠나는 길목에서 이별을 서러워
할 때쯤
우린 청마처럼 달려오는
여름과 됭굴며 푸르름을 노래하겠지
계절은 그렇게 돌고 돌고
인생도 그렇게 돌다 어느 계절
속으로 사라 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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