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니 아버지 무덤앞에서
초당/김용자
무덤 앞에 단아 하게 핀 구절초
두 분의 사랑 나무 청초 하게 피었네
네 자매 조촐하게 차린 음식
상석에 내려놓고 큰절 올리니
무릎에서 나는 우두득 소리
너희도 늙었구나
들킬세라 중심 잡고 일어선다
부어놓은 술 음복이라 핑계 대고
한잔 한잔 마시며 울아버지 울 엄마
그리움을 불러와 울컥울컥 가슴팍을
찌르내
무덥 앞에 않은 네 자매
산그늘이 내릴때까지 옛 기억
더듬어 추억을 캐내 본다
백발이 돼버린 우리
몇 번 을 더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떨어지지 않는 걸음 썰렁한 산바람이
어둠기 이전에 내려가라는 엄마의 손짓인양
네 자매 손 잡아주며 조심해라 조심해
엉거 주춤 내려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