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내 마음의 바지랑대

초당/김용자 2025. 8. 17. 15:39

 

 

내 마음의 바지랑대

 

초당/김용자

 

마당 한가운데

장승처럼 서 있던 바지랑대

여름에는 고추잠자리가

더위에 쉬어가고

 

가을에는 참새들이

입 방아를 찌며 잠시 머물다

간 사랑방 뜨거운 햇볕도

거센 태풍 바람도 묵묵히 견디며

 

가족의 빨래를 말려 주던

빨랫줄의 든든한 기둥

동네 아이들이

하얀 홑이불 속에 숨을 때도

요동 한 번 치지 않고

빨래만 지켜 주던 너

 

세월이 흘러

세탁기가 옛것을 밀어낸 지금도

나는 가슴속 한켠에

너를 세워 두고 산다

 

삶이 버거 울때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야 할 때

나는 네 앞에 선다

너 처럼"  흔들리지 않으려.

 

 

'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꽃 같은 선생님께  (104) 2025.08.31
그림자에 남겨 지던 날  (108) 2025.08.24
언니의 동치미 겨울 미소  (101) 2025.08.11
말의 씨  (88) 2025.08.02
스승의 그림자  (105)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