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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情) 초당 일기

초당/김용자 2023. 11. 20. 08:17

 

정 (情)   초당 일기

 초당/김용자

정이란 무엇인지 작은 마음 하나 베풀어 주는것인데
정하나를 받으면 마음이 그렇게 따듯할 수가 없다
혁이 엄마. 내가 이마을에 정착하면서 처음으로 알게된 동생이다
집에만 있지 말고 노인정엘 나오라는 동생의 권유로 몇번 노인정엘갔다

오늘따라 내가 들어가니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이미 상차림이 다
돼 있었다 좀 늦게 출석한 나 자신이 어른들에게 미안 함도 있어 팔을 걷어
부치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동내 어른 한분이  돼지 염통을 가져 와 삶아 내고 있었다
어찌나 구수한 냄새가 나는지  고개를 기웃거리니 혁이 엄마가
눈치를 채고 형님도 빨리 잡수시라며 고기 한점을 내입에 넣어 준다
덥석 집어 먹지 못하는 내 성격을 잘 아는 동생이 고맙다

염통이 쫄깃쫄깃  이렇게 맛이 있는 줄 몰랐다 아주 맛이 있었다
난 집에 누워있는 영감이 자꾸 주책없이 생각이 났다  
염치 불구 우리 아저씨도 이거 엄청 좋아하는데 입 밖으로 안 나오는
소리를 웅얼거렸다

어덯게 들으셨는지 옆에 계시던  아주머님이 뜨거울 때 빨리 갔다 드리고
오란다 괜찮아요 사양은 하면서도 이미 고기를 싸고 있는  아주머니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혁이 엄마는 눈을 찔끔 거리며 고기 뭉치를 내 손에 쥐여 준다

식어요 형님 빨리 아주버님 갔다 드리세요
음식이 식을까 봐 가슴에 품고 집으로 오는 동안 왜 그렇게
가슴이 따듯해 오는지  도대체 작은 정 하나가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하다니.
정이란 눈에 보이지 안지만 이렇게 마음을 따듯하고 기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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