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김용자 2025. 6. 10. 20:42

 

옥 수수

 

초당/김용자

 

우리집 텃밭 옥수수

비가 오면 도랑 내주고

가뭄들면 아픈 다리 끌며

달 보며 물을 주었다

 

주인의 정성을 먹고 자랐는지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를 키우더니

어느날 벌떼 들이 옥수숫대에 낙하

저마다 쌍둥이를 품었노라 한다

 

아기의 머리는 뱃속에서 부터

붉은 물감 곱게 물들여 부드러운

숱 을 흩날리며 어미의 품을

가득 채웠다

 

몇겹 포대기로 감싸 앉은 자식

헤여질날이 머지 안았음을 아는지

자꾸만 더 꼭꼭 감싸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