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짦은글)시.시조.동시
가을 공원의 빈 의자
초당/김용자
2024. 12. 20. 20:09
가을 공원의 빈 의자
초당/ 김용자
엄마 품처럼 따스한
가을 햇빛이 온기를
남기고 간 자리
생을 다한 낙엽 하나
힘없이 낙하 의자에
남아 있는 햇살 베고 눕는다
어디서 불어 왔나
써늘한 갈 바람 앙상하게
메말라 웅크린 낙엽을
메몰차게 몰아 내고
슬며시 떠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를 들이 밀며 시답지
않은 얘기들을 쏟아 내고
갔을까
오늘도 아픈 관절 감추고
가을볕에 몸을 달구어
누군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