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김용자 2024. 7. 26. 09:09

봉숭아   

 

초당/김용자 

 

장독대 뒤편에 누가 볼까

숨어 핀 봉숭아 엄마의 곡간

 

아주 까리 동백기름  참빛에 묻혀

깔끔하게 낭자 머리 올리시고

 

옥양목 앞치마  사각 거리면

엄마 냄새 장독대에 가득 찬다

 

공연한 심통에  두발 비벼 울면

다소곳이 않으셔 내 울음 달래

주시며 반달 같은 내 손톱에 꽃 물

 

드려 주시던  울 엄마 봉숭아

피는 계절 오면 그리움이 하늘에

수놓는다